중장기투자‧고위험 사업서 민간기업-공기업은 든든한 파트너
에너지전환 과정서 석유‧가스 등 전통에너지원 역할 지속 전망
에너지전환에 필수적 핵심 광물, 특별융자 적극 지원할 때

[에너지플랫폼뉴스 송승온 기자]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때부터 해외자원개발 중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정책지원에 적극 나설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민간이 사업을 주도하고, 공공부문은 금융이나 세금 지원 등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을 세우며 공공부문이 주도했던 MB 정부때와는 차별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자원공기업이 축적해 놓은 사업경험과 전문기술‧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자원개발협회 박순기 부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자원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지금이야 말로 자원공기업의 노하우와 네트워크, 데이터 및 전문 기술인력을 적극 활용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자원개발 생태계 자체가 위축된 상황으로 민간기업이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에 정부의 지원 확대와 자원외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 해외자원개발협회 박순기 상근부회장
▲ 해외자원개발협회 박순기 상근부회장

▲ 협회 상근부회장 취임 이후 자원공기업 정상화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민간기업은 신속한 사업결정과 실행의 강점을 갖고 있지만 이윤 극대화 목적이기 때문에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공기업은 정부 시책을 따르면서도 장기적 관점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중장기투자, 고위험 고수익의 자원개발사업에서 민간기업과 공기업은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우리나라 자원 공기업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난 10여년간 후발주자로서 경험부족과 국제적 자원가격 약세장이 장기간 전개되면서 우리나라 자원공기업의 재무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최근 자원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들 사업이 조금씩 수익을 내기 시작했으며,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자원공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사업 경험, 노하우, 네트워크, 데이터 및 전문 기술 인력을 축적했는데 이는 국내 민간기업이 갖지 못한 자산이다.

이러한 무형자산의 가치는 장기간 인내해야 하는 자원개발 사업에서 더욱 중요하다. 과거 정부가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협력 컨소시엄을 적극 지원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미래산업의 원료가 될 핵심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진출해 최대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  일각에서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는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해 자원개발 중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 코로나 발생 이후 전 세계가 에너지전환에 속도를 더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2020년 7월 그린뉴딜 발표, 10월 2050 탄소중립 선언, 12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정부안을 확정했다. 숨가쁘게 발표되는 정책에 맞춰 우리 기업들도 RE 100 가입, ESG 경영 선언 등으로 동참했다.

그러나 약 1년이 지나 마주하게 된 현실은 원유, 가스, 석탄 가격의 급등과 더욱 치열해진 자원 확보 경쟁이다. 공급망 위기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채산성 악화로 이어졌고 우리 전체 수출기업의 85%가 원가 부담을 호소한다. 생산원가는 판가로 전가되고 결국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공급망 교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유가는 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배럴당 100불을 넘어섰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금수조치 압력이 높지만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점 때문에 러시아는 자원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

전 세계가 자원 수급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풍력발전 대국이었던 아일랜드의 전력 대란, 한겨울 텍사스 주 정전사태 등 신재생 에너지의 불완전한 단면을 보여준 사건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이슈들이 각 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의 속도와 실현방안을 다시 검토하고 전통 자원과의 합리적 믹스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서 그동안 위축됐던 해외자원개발의 지원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 세계가 자원 수급 위기를 겪으며 에너지전환의 속도와 방법을 돌아보고 정책을 수정·보완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탄소중립의 기조는 이어가겠지만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자원개발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될 것이다. 우리의 선제적인 대응과 전략이 중요한 시기이다.

▲ 해외자원개발협회 박순기 상근부회장이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해외자원개발협회 박순기 상근부회장이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에너지전환과 자원개발 비전을 제시해본다면?

- 지난 몇년간 지구온난화 방지, 탄소중립 달성과 이를 위한 에너지전환 논의를 지켜본 결과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속도와 방법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은 청정에너지, 국산 에너지로서의 장점이 있으나 간헐성이라는 매우 치유하기 힘든 약점을 갖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현재 제주도에서 발생해 매년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인위적 차단 사태이다.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계속된다면 향후 10년 이내에 이러한 인위적 차단 사태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ESS, 수소 저장, 낮시간 수요촉진(DR 플러스), 양수발전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기술적으로 가능한 대안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수소 저장 방법은 10~20년의 기술개발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기술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수소 저장의 경우에는 경제성이라는 또 하나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소를 생산하는데 투입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매우 높은 것이 문제이다. 태양광, 풍력발전 여건이 좋은 외국에서 생산한 수소를 우리가 수입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에너지전환을 이루는 과정에서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원자력이라는 전통 에너지원이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상당기간 역할을 해야 하며, 이들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국내에 공급해야 한다. 에너지전환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이후에도 해외 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 공급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기존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가 앞으로 상당 기간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해외 공급망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보여주듯 매우 불안하며 앞으로 더욱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메이저 회사들이 화석에너지에 대한 개발투자를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은 종전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운 시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한 시기이다. 국내 업계는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준비 중에 있는가.

-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반도체와 전기차 등의 산업이 핵심광물의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 핵심광물의 수요는 2020년 대비 약 4배 증가할 수  있으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이차전지용 광물의 수요량은 최대 30배까지도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차전지의 원료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은 전기차 시대 가장 수요가 급증할 광물로 차량용 배터리의 경량화와 고출력을 위한 필수 광물이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내다 본 포스코는 일찌감치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했다. 

광권 인수를 시작으로 탐사에서 생산공장 건설 등 전 과정에 걸쳐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것은 포스코가 최초이다. 포스코의 선제적인 리튬 확보는 이차전지 산업에서의 결실을 담보할 것이다.

리튬과 함께 중요한 광물이 니켈이다. 특히 최근 경기회복, 신규시장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3년부터는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주축으로 LX인터내셔널, LG화학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확보에 나섰다. 

LX인터내셔널은 광산 개발 및 투자,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을 담당함으로써 니켈 최대 보유국인 인도네시아에 진출,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현한다는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2007년 인니 MPP 광산 인수 경험을 가진 LG상사(現 LX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 역량이 밸류체인의 시작 단계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금속인 코발트는 DR콩고가 생산의 71%를 차지하는데 중국이 막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과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수급 불안정이 가장 우려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이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양극재 공장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 기업들도 광권 매입과 장기 계약 등을 통해 핵심광물 확보에 뛰어들고 있으나 자원개발 생태계가 위축되면서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에 어려움이 많다. 

또 자원을 선점하려는 강대국의 패권 경쟁과 자원 이기주의가 우리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의 지원 확대와 자원외교가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이다.

▲ 국내 자원개발 업계가 글로벌 시장 선점하기 위해 정부가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제도 개선사항은 무엇인가?

- 민간기업의 투자 활력을 제고하려면 정부의 금융지원을 실정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자원개발이 활발했던 2010년의 성공불융자는 3093억원이었으나 2022년 현재는 631억원으로 대폭 감액됐다. 그마저도 과거에는 사업비의 80%까지 지원했으나 지금은 최대 30%만 지원하고 감면도 최대 100%에서 70%로 축소돼 있다. 일본이 탐사는 최대 75%, 개발과 생산은 최대 50%까지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도 30% 융자 실효에 회의적이고 실제 융자신청도 감소한 상황이다. 현실적인 융자 비율을 설정해 민간의 투자 리스크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세제도 마찬가지이다. 해외자원개발투자 세액공제, 해외자원개발 배당소득 법인세 면제, 해외자원개발 설비투자 세액공제는 2013년부터 2019년 사이 순차적으로 일몰됐는데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자원개발에 대한 세제 특례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전략 광종 및 핵심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생산·개발 광구의 지분 매입 투자에 대한 과감한 세액 공제가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공급망 교란이 상시화되고 통상 환경의 대표적인 위협으로 자리잡은 현실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종합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과 조기 경보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부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의 제정이 조속히 추진돼야 할 것이다.

▲ 해외자원개발협회의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무엇인가?

-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과 글로벌 자원수급의 불확실성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협회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에너지전환을 준비하는 회원사의 신 사업과 국가 에너지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안보 확립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회원사 다수가 CCS, 수소,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 개편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협회는 우리 기업의 투자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세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에 적극 건의하려 한다.

에너지원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석유와 가스의 안정적 수급은 여전히 중요하므로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를 통해 유전 및 가스전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다. 아울러 4차산업 혁명과 에너지전환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에 대한 특별융자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현재의 에너지원별 대응체계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핵심 자원인 석유, 가스에 새로이 수소와 원료광물을 더해 자원안보의 개념과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선제적인 에너지 위기 조기경보 시스템의 구축과 평시·비상시 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에서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박순기 부회장은?
- 서울대 법과대학 사법학과 학사
-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 UC Berkeley Law School 법학 석사
- 산업부(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총괄과장
- 여수박람회조직위원회 본부장, 외국인 투자지원센터 센터장
-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단장
-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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