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김예나 기자]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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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의 ‘알뜰주유소’ 정의는 ‘농협과 석유공사가 정유사로부터 대량으로 유류를 싸게 사들인 다음 부대 서비스를 없애고 경영합리화와 박리다매를 통해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하게 기름을 공급하는 제도’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농협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정유사를 제외한 단일 유통망으로 전국 최다 주유소를 보유한 농협중앙회는 알뜰주유소 등장 이전에도 정유사를 상대로 공동구매 방식인 ‘계통구매’를 통해 바잉 파워를 행사해왔다.

당시 농협 주유소의 경영전략은 막강한 구매력을 활용해 석유 구입 가격을 낮추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부는 알뜰 상표를 만들어 레드오션인 석유유통시장에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애꿎게 농협과 도로공사가 동원됐다.

일반 알뜰주유소만으로 정유사를 공동구매 장으로 끌어 내기 어렵게 되자 공권력을 이용해 수백 곳의 주유소 유통망을 보유중인 농협과 도로공사를 알뜰 상표에 편입시켰다.

실제로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알뜰주유소에 참여해 달라는 정부 요구에 아무런 실익이 없다며 반대한 농협중앙회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압력성 연락 이후 참여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농협주유소 전국협의회 운영위원회도 정부로부터 가격 통제를 받는 알뜰 상표 참여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존재 이유이고 농협주유소의 운영 수익 역시 조합원들에게 배당되니 값싸게 석유를 구매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경영 의무이다.

알뜰주유소 런칭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최근의 정부 유류세 인하 효과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상표로 NH 알뜰 상표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NH 알뜰은 7월 유류세 추가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가장 적게 반영됐다.

감시단은 세금과 국제 가격 변동 요인을 감안해 소비자 가격 하락 폭을 산정했는데 경유 가격을 그만큼 내린 NH-알뜰주유소는 5.26%에 그쳤다.

도로공사로부터 200곳에 가까운 주유소를 위탁받아 운영중인 고속도로 주유소 사업자들도 알뜰 상표 편입에 반대했지만 정부 압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초 고속도로 주유소들은 자율적으로 석유 상표를 선택했는데 도로공사의 압박으로 현재는 대부분이 알뜰 상표를 도입하며 소비자들의 석유 상표 선택권이 사라졌다.

그런데 석유시장감시단의 이번 분석에서는 도로공사 관할인 EX-알뜰주유소 역시 휘발유값 인하 효과 만큼 내린 곳이 22.87%에 불과했다.

주유소가 부당하게 폭리를 취한다면 불공정행위로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기름값 결정은 주유소 운영자의 몫이며 특정 상표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만으로 불공정하다고 매도되면 안된다.

최근 벌어지는 국제유가 하락과 소비자 가격 사이의 괴리에 대해 산업부는 국제 석유 가격이 2∼3주의 시차를 두고 내수 시장에 반영되는데다 최근에는 가격 급등락이 빈번한 불규칙 현상이 심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오피넷을 통해 공개되는 전국 주유소 기름값은 모바일이나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손쉽게 검색할 수 있고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같은 시민단체 활동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브랜드나 주유소를 선별할 수 있으니 기름값이 비싼 주유소를 찾지 않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기름 가격이 떨어 지는 시장 원리에 맡기면 된다.

공권력을 동원해 억지로 정부 상표인 알뜰에 편입시키고 판매 가격을 통제하며 일반 주유소 기름값을 낮추는 하방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불공정행위이고 월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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