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RE100’은 기업 소비 전력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민간의 자발적인 캠페인이다.

8월 현재 애플, 구글, BMW 등 글로벌 기업 379곳이 참여중이고 우리나라에서도 SK,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22곳이 가입했다.

그런데 대한상의 조사 결과 국내 대기업 10곳 중 3곳이 글로벌 수요기업에서 RE100을 요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RE100은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캠페인’이니 큰 위협이 될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한상의 조사에 응한 기업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수출 경쟁력’을 우려하고 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발주처 즉 글로벌 수요 기업에서 납품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할 때 호응하지 못하면 거래 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소비하려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공급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대한상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전력 다소비 상위 30개 기업은 102.9TWh의 전력을 소비했는데 당시 국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1TWh에 불과했다.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이 턱없이 부족해 RE100을 이행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에 노출된 셈이다.

글로벌 수요기업에 납품하는 수많은 중견, 중소기업들의 소비 전력까지 포함하면 재생에너지 전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비용도 고민이다.

RE100 이행 수단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직접 짓거나 아니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등을 구매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공급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어 수출 경쟁력이 위축될 수 있다.

사실 RE100 캠페인이 등장할 때부터 궁극에는 무역장벽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고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여전히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비롯해 RE100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 마련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서야 RE100 참여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세제 감면 등의 인센티브 마련에 나서거나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직접 전력 구매가 가능한 전력수급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을 시행하려 한다.

자국 또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나라들이 자신들의 산업과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차원 또는 여러 유형의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무역 규범을 만들고 장벽을 세우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화 되는 세상에서 글로벌 수요 기업들이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내세워 민간 자율의 규범을 만들고 무역 장벽화하는 것이 더 위협적일 수 있고 ‘RE100’이 바로 그렇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 조차 RE100을 충족하지 못하면 애플 같은 또 다른 글로벌 수요기업에 납품이 제한되거나 가격 경쟁력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

민간 자율적인 캠페인으로 치부하며 정부가 정책적 대응과 준비에 소홀한 댓가로 국내 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위험과 비용이 크지 않기를 바란다.

RE100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이 부족함 없이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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