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래차 확산·분산 전원 보급위해 에너지슈퍼스테이션 확대

규제완화 통해 주유소 설치기준에 ‘연료전지’ 포함 추진

주유기-전기차충전기 이격거리 개선…생산전기 충전·판매 허용

연세대 조영상 교수, 수소충전소처럼 정책적·재정적 지원 필요

제1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인 SK박미주유소 전경.
제1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인 SK박미주유소 전경.

[에너지플랫폼뉴스 정상필 기자] 주유소·LPG충전소를 통한 에너지 플랫폼화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정부가 좌초자산 우려가 있는 주유소·LPG충전소를 활용해 수소·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와 연료전지와 태양광 발전설비를 활용한 분산에너지 확대에 적극 나설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5일 기업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현장애로 및 신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개선사항을 중심으로 신규과제를 발굴했는데, 이 가운데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확산 가속화를 위한 신산업 분야 과제에 에너지슈퍼스테이션 추진이 포함됐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정부의 수송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수소·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좌초자산 우려가 있는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분산 전원을 설치, 친환경 전기와 수소를 생산해 수소차와 전기차 충전에 활용하고 남은 전기는 한전 계통연결을 통해 판매하는 분산형 에너지플랫폼이다.

SK박미주유소 캐노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SK박미주유소 캐노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지난 2월 SK에너지는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에 국내 첫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을 설치했다.

휘발유와 등·경유를 판매하던 주유소를 리모델링해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캐노피와 세차장 건물옥상을 활용해 태양광과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추가했다.

◇ 주유소 설치가능 시설에 ‘연료전지’ 포함

그러나 현행 법령상 주유소에 전기차·수소차와 태양광 발전시설은 설치가 가능하나 수소 연료전지는 관련규정이 없어 걸림돌이 되어 왔다.

이에 SK에너지는 산업부에 연료전지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해 지난해 5월 승인을 받아 서울 금천구 SK 박미주유소에 연료전지 실증을 위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의 문을 열었다.

SK박미주유소 세차장 옥상에 설치된 연료전지 발전설비.
SK박미주유소 세차장 옥상에 설치된 연료전지 발전설비.

1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인 SK 박미주유소는 태양광 20.6kWh와 연료전지 300kWh 규모 발전 설비를 통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한다.

SK에너지는 1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에 이어 지난 8월 양천구 SK개나리셀프주유소에 2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을 오픈했다.

민간 차원에서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실증이 진행중인 가운데 정부는 경제 규제혁신방안으로 주유소 내 설치 가능한 시설에 연료전지를 추가키로 결정하고 내년 1분기 내에 위험물안전관리법령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유소의 안전성 확보 범위 내에서 주유소 내 수소연료전지 설치 기준을 개선해 주유소 내 친환경 발전설비 보급과 소규모 분산형 발전시설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유소·LPG충전업계의 부가이익 창출과 친환경 발전 및 전기차 충전 설비 관련 산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생산한 전기로 전기차 충전·판매 허용

또한 정부는 전기차 충전시설에서 태양광이나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에너지발전설비를 통해 생산한 전기의 충전·판매를 허용키로 했다.

현행 전력거래는 원칙적으로 전력시장을 통해서만 가능해 전기차충전사업자는 친환경에너지발전설비를 구축해 생산한 전기로 전기차충전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친환경에너지발전설비와 연계한 전기차충전소 운영을 전력시장 외 거래 유형으로 인정키로하고 내년 1분기 내에 전기사업법령 개정을 완료키로 했다.

이를 통해 분산형 전원으로서 송·배전시 발생하는 전력손실과 사회적 비용을 절감, 전기차충전소의 사업 모델 다각화로 전기차충전소 및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주유소 내 이격거리 관련 기준을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SK박미주유소 후면 유휴공간에 설치된 전기차충전시설.
SK박미주유소 후면 유휴공간에 설치된 전기차충전시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령상 주유소는 내연차량 기준으로 규제가 설정돼 있어 전기차 충전기는 주유기로부터 1m 이상 이격토록 하는 등 전기차 충전설비 이격거리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돼 물리적으로 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한 주유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유소의 배치 구도와 안전조치 상황에 따라 전기차 충전설비 위치를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내년 1분기까지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 보급 확대와 전기차 이용 국민의 편의를 제고하고 주유소 업계의 전기차 충전설비 부가이익 창출과 전기차 및 충전설비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 차량 접근성 검증된 주유소·LPG충전소와 상생

다양한 규제 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기존 주유소·LPG충전소를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할 경우 차량 접근성이 검증된 주유소·LPG충전소 내에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를 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또 발전·송전 시설 신규 설치에 따른 사회적 갈등 없이 에너지 수요지인 도심에 분산형 친환경 발전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충전용 전력을 연료전지나 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시설을 통해 자체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립형 충전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며 기존 내연기관 연료 판매사업자의 퇴출이 아닌 변화된 환경에 따른 전환 기회를 제공해 상생과 공정한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같은 장점을 고려하면 정부의 규제개선 조치로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의 보급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료전지 등 시설 투자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아 아직까지 개인사업자가 직접 설치하기에는 한계가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의 초기 확산을 위해 수소충전소와 같이 한시적으로 설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수소충전소의 경우 신규 1기에 30억원, 2기에 50억원의 설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이철규 의원이 공동 주최한 ‘신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육성방안’ 토론회에서 주제발제에 나선 연세대학교 조영상 교수는 전통 화석연료 사업자의 분산형 전원으로의 사업전환 시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상 교수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기존 에너지사업자의 에너지신산업 진출과 전환을 지원해 탄소중립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산업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일정 수준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